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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3

선운사의 불꽃 성격이 참 특이도 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죽자고 싫어한다. 그래서인지 줄서는 것도 싫어해서 어쩔 수 없는 경우 빼놓고는 줄서서 맛집의 음식을 먹는다거나 줄서서 표를 사고 입장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당연히 조금 이름이 나기 시작하는 명소라는 곳도 사람이 몰리는 절정일 때는 가 본 적이 거의 없다. 선운사나 용천사의 꽃무릇이 이름이 나기 전에는 절정인 때를 맞춰서 찾아다녔지만 이제 이름이 나다 보니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내 자리가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선운사의 꽃무릇도 막 피기 시작하는 때라든지 아니면 지기 시작하는 때에 방문하게 되는데 아내는 그것을 매우 못마땅해 하지만 칼자루를 쥔 자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포기한 지 오래다. 선운사 공원에 꽃무릇이 막 피기 시작했다. 불갑사.. 2022. 9. 16.
불갑사 꽃무릇 5~6세 쯤해서 우리 읍내에도 전기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물론 하루에 몇 시간씩 시간제로 공급되었기 때문에 늦은 밤에는 석유내 나는 등잔불이나 마지막 빨간 불빛을 보이며 사라지던 촛불에서 상당 기간 벗어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아홉시 쯤이었을까? 그때가 전기 공급이 끊기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시각이 되면 윗방 아랫방에서 생활하던 우리 형제 자매들은 할머니의 지시에 따라 모두 자리에 누워야 했다. 그리고 투명 유리의 백열등이 스르르 꺼지는 그 순간을 누가 정확히 맞히는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이윽고 전기가 끊기고 눈 앞이 캄캄해지면 누가 제일 정확했는지를 가지고 한바탕 웃으면서 잠에 수렁으로 들어가곤 했다. 그 당시는 전류가 한 순간에 들어오거나 끊기지 않고 약 2~3초 정도의 시간을 두고 서서히 .. 2020. 9. 30.
함평 용천사의 꽃무릇 이곳 용천사가 꽃무릇의 원조라 하는데 맞을 것같기도 하다. 선운사나 불갑사에서는 예전에 꽃무릇은 눈에 잘 뜨이지 않았는데 요즘에야 절 이름과 꽃무릇이 접착이 되어 인구에 매우 회자되고 있으며 6.25전쟁 때 미군의 폭격으로 마을 주민들이 몰살당하고 나서 그 억울한 원혼들이 꽃.. 2019.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