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온 시

쓸쓸한 낙서

녀름비 2006. 2. 1. 17:16
      쓸쓸한 낙서 철거지역 담벽에 휘갈겨 쓴 붉은 스프레이 글씨, SEX 저것을 번역한다면 '사랑'이거나 '씹할' 정도가 아닐까 분노와 욕망이 함께 거주하는 저 덜렁 벽 하나 뿐인 집 버티고 선 포크레인 그리고 도심의 휘황한 불빛 앞에서 피 흘리듯 흘림체의 저 SEX는 누리고 있는 자가 더 누리기 위한 호사는 아닐 것 애써 다독이며 숨어서 하는 쓸쓸한 수음과도 같은 것 분노하고픈 사랑이여 사랑하고픈 분노여 제 몸을 내어준 벽이 홀로 쓸쓸하다 * 시 복효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