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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하구둑 군산쪽에서 본 풍경

녀름비 2017. 6. 3. 12:18













            강을 건너간다

                                           이화영 

 


두 나비가 강 이쪽에서 노닐다가

한 마리가 강을 건너간다


은 이별의 긴 틈이다

이별은 아주 멀어져야 아름다운 법

등을 돌려 강을 건너는 나비의 눈이 젖어 있다면

강은 더 격렬하게 안개를 피워 이별을 감춰 주리라

그리하여 오늘밤 강에 내려와

더 젖어드는 물별은 이별의 사생아

기억을 모르는 나비가 별이 된다 했다

넘치는 기억을 털어내려고 그의 날갯짓은 숨이 가쁠 터


내가 꽃일 때 소리 없이 날아와

여린 입술을 묻고 고충을 털어놓던,

이별을 예감하며 격렬했던,

그 나비가 흘리고 간 노래 한 소절

차갑게 굳어버린 심장을 깨뜨리며 흘러간다

팔랑,



금강 하구쪽으로 해가 지고 있다.

가을만은 못하지만 제법 검붉은색이 돋는다.

이별은 잔인해야 한다.

그래서 오래오래 아름다울 수 있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