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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소폭포 가는 길

녀름비 2007. 10. 28. 19:00
 

 

 

 

 

 

 

 

 

 

 

 

 

 

 

 

 

 

 

      아마 내소사에서 올랐을 것이다.

      오르다 길이 없어져 어렵게 잡목들을 헤집고 힘겹게 다달았던 직소폭포.

      시간이 없어 이끼에 젖어 있던 폭포를 눈빛으로 마주하다

      부서져 애타는 소리를 뒤로하고 월명암으로 향했었지.

      내 스물두 살 여름.

      폭포물같이 푸르렀던 젊은 그날

      인생에도 낙엽이 지는 날이 있음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오늘은  

      관광버스들이 내려놓은 단체 관광객들과

      갖가지 등산화를 졸라맨 등산객들 속에 뒤섞여

      왁자지껄 반들반들 잘 닦여진 길을 올랐습니다.

      낙엽이 흩어진 길은 온통 등산모들이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오늘 나를 가득 채운 것은 

      가을 속의 알록달록한

      그대였습니다.

       

                                         2007. 10. 28.   여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