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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기212

홍랑의 실버들에 봄이 어리도다 당나라 장안의 동쪽에 파수가 흐르고 그 위에 놓인 다리가 파교이다. 당시 사람들은 이 파교에서 이별을 하였고 그 주변에 버드나무가 많았는지 버들가지 한 조각을 떠나는 사람에게 꺾어 주었는데 이 파교의 버들이 이별의 증표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묏버들 갈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 2020. 2. 20.
청암산 왕버들에 내리는 눈 며칠 전 잡초만 무성한 농장같지 않은 곳에 매화소식이 있나 하고 나가 살펴보니 작은 망울들이 그렁그렁한 채 나를 맞아 주었기에 봄이 가까이 있음을 알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창밖을 보니 주차장에도 자동차 위에도 눈이 하얗게 쌓여 오던 봄이 놀라 나자빠지게 생겼다. 그동안 눈이 .. 2020. 2. 18.
여섯 그루의 포플러나무가 있는 풍경 어렸을 적 우리 집엔 포플러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봄이 되면 송충이들이 득실득실한 속에서도 꿋꿋이 자랐고 여름이면 폭풍 속에 사시나무가 되어 마당 한 가득 잎들을 뿌려 놓았다. 가을의 단풍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나 보다. 기억의 자루 속을 들여다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 2020. 2. 15.
새들이 만든 풍경 따뜻한 겨울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겨울 철새들이 호수 위를 난다. 기역자로 정렬을 해서 날기도 하고 ㄱ자가 너무 길어 구부려지기도 한다. 가방끈이 짧은 애들은 그냥 1자로 날기도 하고 식구가 단촐하면 4:4로 더 적으면 넷이라도 짝을 이룬다. 날다가 지치면 쉬어가고 어부가 쳐 놓은 .. 2020. 2. 6.
억새 억새 줄기 사진을 놓고 보니 갈대인지 억새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억새와 갈대는 꽃대를 봐야 쉽게 구분이 되지만 굵기에서 차이가 있고 꽃모양이 확실히 다르니 누구나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어렸을 땐 억새인지 갈대인지 구분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굳이 구분해서 관찰해 본 적.. 2020. 2. 2.
연밭에서 가져온 피어싱 재료들 영혼이 아름다운 연밭 풍경 어렸을 때 사람이 죽어 영혼이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먼 미래였기 때문에 더 무서웠을까. 붉은 빛으로 흔적도 없이 지붕을 뚫고 나가 들판을 가로 지르고 산속을 지나 저승으로 간다는 말에서 숨도 죽였다. 한맺힌 영혼은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원.. 2020. 1. 31.
옛 처가 가는 길 자동차들도 이 길을 지날 때는 고목을 대하듯 불평소리가 너무 커 집들도 멀찍이 떨어져 자리를 잡았다 아내는 이 길로 다니는 것을 싫어한다 어쩌다가 이 길을 지나칠 때면 낡은 추억들에 계절을 입힌 바랜 사진들을 순서도 없이 중얼거린다 사진들은 아직도 나이가 어리다 아내는 자기.. 2020. 1. 29.
또 다시 가창오리 오늘은 좀 늦게 도착했다. 강변 풍경 몇 장 찍고 강둑에 올라 보니 이미 군무를 마친 모양이었다. 다행인 것은 서쪽 노을을 배경으로 삼아 이륙하는 모습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것. 강둑에 올라서자 3분도 안 되는 사이에 물에서 떠오르더니 노을 속에 잠기 오성산을 관통하여 김제평야 쪽으.. 2020. 1. 23.
금강 하구 풍경 금강 하구에 다리(동백대교, 세번째 아치가 있는 사진)가 하나 더 놓인 뒤로 금강갑문(맨 아래사진)으로 다니는 차량들이 확 줄었다. 예전엔 강변로를 달리던 차량들이 제법 많았는데 어제는 신호를 받고 그 쪽으로 방향을 바꾼 차량은 나 혼자였다. 겨울답지 않은 겨울 진포 시비공원 앞.. 2020. 1. 22.
금강의 가창오리에게 하루 종일 강물에 몸을 맡기고 두둥실 떠다니며 노닐다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서서히 기동을 시작해 어디선가 밤새 쏘다니다 아침이면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가창오리. 강둑에 정열하고 기다리던 방한복들을 위해 잠깐 동안의 공연을 펼치는 그들에게 전하는 인사.All night! Good nigh.. 2020. 1. 16.
바람부는 날 변산반도 곰소만 풍경 곰소만 가운데 자리잡은 죽도 왕포마을 바닷가에 새워진 이정표 왕포마을 풍경 왕포마을 왕포마을의 설치물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풍경. 오른쪽이 하섬 고사포해수욕장 변산 / 곽재구 백합 조개 캐는 할머니 지는 해 보네 해는 쉬 떨어지지 않고 이리 온나 배 고프지 .. 2019. 12. 24.
서천 신성리 갈대밭 갈대는 말이 없다 입으로도 눈으로도 말하지 않는다. 오직 몸으로 말할 뿐이다. 봄비가 내리면 어미 품안에서 고개를 내미는 병아리들처럼 마른 갈대숲에서 파릇파릇 쭈뼛거리며 머리를 내민다. 비가 오면 잎을 방패삼아 막아낼 뿐 저항할 줄을 모른다. 바람이 불면 바람의 반대 방향으.. 2019. 12. 19.
전주 도로공사 수목원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 김 완 벽에 그녀를 걸자, 방이 환해진다 봄 들녘의 바람, 햇살, 상기된 나무들의 숨소리 가득하다 나무들 사이로 하늘이 열리고 둥근 하늘 아래 등불을 든 사람들이 마을을 오간다 부풀어 오른 꽃망울들, 하늘거리는 꽃잎들, 방 안에는 봄의 선, 색, 향기.. 2019. 10. 3.
영광 불갑사의 꽃무릇 메모리카드도 없는 사진기를 들고 낭패를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닌데 오늘도 당했다. 축제 준비 중이라서 주차장도 저 아래쪽에 만들어 놓아 거기까지 가기가 싫어 폰카를 쓰다. 축제일 당하면 북적대는 것이 싫어 일찍 나섰지만 아직 4~5일은 지나야 만개할 것 같은 모습에 좀 섭섭하기는 .. 2019. 9. 16.
함평 용천사의 꽃무릇 이곳 용천사가 꽃무릇의 원조라 하는데 맞을 것같기도 하다. 선운사나 불갑사에서는 예전에 꽃무릇은 눈에 잘 뜨이지 않았는데 요즘에야 절 이름과 꽃무릇이 접착이 되어 인구에 매우 회자되고 있으며 6.25전쟁 때 미군의 폭격으로 마을 주민들이 몰살당하고 나서 그 억울한 원혼들이 꽃.. 2019.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