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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여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걷기 코스를 부여 금성산성으로 정하고 보니 주차는 자연스럽게 부여 박물관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박물관 구경은 덤이다. 코로나 시국 이전보다 관람객이 늘었다. 이 또한 한 시대의 풍경이 될 것이다. 2022. 2. 24.
서산 개심사 서산 개심사는 영주 부석사 청도 운문사와 함께 아름다운 절 3개에 속한다는 어느 평론가의 말이 있었다. 아직 왕벚꽃 청벚꽃은 기별도 없는데 응달진 곳에 잔설이 남은 개심사는 햇볕에 살짝 녹은 마당을 내방객들에게 선선히 내 주었다. 대웅전 팔상전 명부전 대부분이 맞배지붕의 형태지만 건물의 규모가 크지 않아 사찰이 전체적으로 웅장과 아담함의 사이에서 적당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량수각과 이어진 뒤틀린 기둥이 돋보이는 작은 건물에 작년 가을 어느 스님이 걸어둔 무청시레기가 두 줄 걸려 있는데 그 옆에 마종기 시인의 시가 걸려 있어 잠시 걸음이 느려진다. 아마 시인도 이 기둥에서 영감을 얻었을까. 생의 이력같은 기둥을 붙들어 안고 쓰다듬고 싶은 날이다. 2022. 2. 9.
덕유산 설경 덕유산 설경 설 연휴를 보낸 뒤 눈을 좋아하는 여친을 위해 시원하게 설천봉을 곤돌라로 오르기로 했다. 막상 올라보니 적설량이 많지 않아 보이고 어린 아이들까지 향적봉에 오르는 모습을 보자 여친이 욕심을 낸다. 아이젠이 하나 부족하니 안 된다 했지만 여친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 . 스틱 두 벌과 내 아이젠은 차에 상시 구비돼 있어 난 오르는데 문제가 없다. 상제루에서 한 벌 빌린다 하니 "아이들도 가고 할머니도 가는데 그까지 것" 이렇게 자신하던 여친의 내려오는 길은 무척이나 험란하고 부끄러운 겨울길이 되고 말았다. 설천봉 광장을 달리는 젊음들 곤돌라 승강장 대기줄 곤돌라로 오르며 무주쪽 남덕유산쪽 향적봉이 보인다 향적봉 비석 앞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대기줄만 50여명 비디오재생 인증샷 대기줄 향적봉의 이정.. 2022. 2. 4.
완주 송광사와 전주 한옥마을에서 만난 세 자매 완주 송광사 백제시대 완주군 종남산 끝자락 영험한 샘물이 솟는 곳에 백련사를 지었다며 창건자는 전해지지 않는다. 신라말 체징선사가 송광사로 개칭하였다가 고려말 다시 백련사로 바뀌었다. 이후 임진병자 양란에 화마로 소실되었다가 광해군 때 중창불사가 이루어지고 이후 명칭도 송광사로 되돌려졌으며 계속해서 불사가 이루어져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상당히 넓은 평지에 자리잡아 멀리서 보면 크게 솟아 보이지 않으나 꽤 넓은 도량이다. 송광사 원경 절명이 세겨진 정문을 통해 바라보면 금강문 천왕문 그리고 대웅전 이렇게 네 개의 건물이 일직선의 나란한 형태를 보인다. 금강장사 천왕문에서 본 대웅전 사천왕 대웅전 옆면에 무량수전 현판이 있다. 전주 한옥마을 한옥마을 내 동학혁명 기념관 한옥마을 한복대여점 2022. 1. 21.
달마산 겨울 미황사 오래 전 다녀왔던 곳을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선명한 색깔도 중요한 요인이 아닐까? 미황사를 떠올리면 주황빛이 연상된다. 미황사를 처음 방문했던 때의 계절이 여름이었는데 뙤약볕에 이글거리던 마당의 황토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그 열기에도 담장 위로 손을 올리듯 솟아 피어 반겨주던 담장의 다소곳한 주황빛 능소화였다. 마침 잔설이 내려 주차장 마당은 우리에게 하얀 주단을 펼쳐 주었고 지붕 곳곳에도 약간의 눈이 남아 있었다. 아쉽게도 눈이 녹은 마당은 약간 질척거렸고 대웅보전 앞에 공사가 있어 경내는 어수선하였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겨울 달마산의 하얀 바위들에 자꾸 눈길이 간다. 이번 미황사는 하얀색이었지만 훗날 다시 떠올린다면 그래도 능소화 주황빛이 먼저 떠오를 것.. 2022. 1. 15.
해남 두륜산 대흥사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가 이끄는 승군의 본영이었던 해남 대흥사는 조선시대 마지막 대종사인 초의선사가 머물던 곳이기도하다. 차성으로 불리우는 선사는 다선일미 사상을 이곳에서 완성하였다. 그리고 조선시대 서예 대가들의 작품 몇 점을 맛볼 수도 있다. 조선 3대 서예가로 원교 이광사, 창암 이삼만, 추사 김정희를 꼽는다. 김정희가 추사체를 완성하기 이전에는 매우 교만하였다. 자기보다 한참 연상인 창암의 글씨로 보며 밥이나 먹고사냐고 놀렸다. 제주도로 귀양가는 길에 대흥사에 들렀는데 이광사가 쓴 대웅전 현판을 초의선사로 하여금 자기 것으로 바꾸게 하기도 하였다. 제주도에서 추사체를 확립하고 교만함이 사라진 추사는 귀양이 풀려 돌아가는 길에 다시 대흥사에 들러 자신의 글씨를 내리고 이광사의 것으로 바꾸어 걸도록 하.. 2022. 1. 14.
경주박물관 지금도 가족이 모이면 그날을 이야기한다. 경주박물관 벤치에서 언 김밥을 먹었고 네비도 없이 지도만 보고 고물차를 이리저리 몰고 다녔지. 싼 여관방 한 칸에서 과자를 사 들고 와 다섯이 뒹굴었지. 군밤장수 앞에서 주머니를 만지작거렸지. 2차선이던 88고속도로에서 갈 때 올 때 똑같은 경관에게 과속 단속에 걸렸지. 그땐 참 열심히 살았다. 대릉원에서 아내는 애들에게 전화를 한다. 전화기 안에서 웃음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때보다 조금 여유로와졌다는 게 아내는 행복하단다. 느긋하게 경주박물관에서 시간을 즐겨 보다. 2022. 1. 7.
호미곶 여행 아침상을 준비하려는 아내에게 '새해맞이 동해 보러 갈까?' 했더니 즉각 반응이 온다. '무슨?'하면서 바로 3배속으로 동작들이 빨라진다. 내비 검색을 하니 352km다. 한 번 쉬는 곳은 해인사로 정했다. 구룡포에서 점심을 마치고 호미곶에 다다르니 아내는 멀리서 손을 보자마자 방방 뛰기 시작한다. 영일만을 거치며 우린 최백호와 김자옥을 이야기했다. 삶과 죽음은 한 끗발 생의 경계선에서 내리막길을 달려가는 우리의 대화는 결국 애들 이야기로 귀착이 된다. 보문단지에 이르렀을 때 해는 거의 지고 있었다. 호미곶에 닿기 전 동해 풍경 손이 보이자 아내가 방방 뛰었던 광장 관광객들이 제법 많았다. 새 배설물일까 원래부터 손가락이 저랬을까 새천년기념관 해가 많이 기운 영일만 풍경. 점심상 대게가 나오기 전 아내는 .. 2022. 1. 6.
합천 해인사 오랜만에 해인사에 들르다. 전에는 건물에 붙어 환기창을 통해 경판을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경판각에 접근하지 못하게 띠를 쳐놓아 그럴 수 없게 됐다. 노약자들의 통로를 새로 내어 걷기 편하게 해 놓았다. 고맙다. 담장 위로 보이는 해인사 대웅보전의 치미가 아름다웠던 날. 2022. 1. 6.
아버지/장종권 아버지 장종권 어머니가 종종 아버지를 찾아오신다 눈만 감으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신다 시집 올 때 입었던 색동저고리 입고 오신단다 가만히 쳐다보다 돌아서는 어머니 불러 세우며 용돈이 없기라도 한 것이냐, 내가 주마. 황급히 쫒아나가도 영 답이 없으시단다. 눈 뜨면 사라지는 어머니 만나기 위해 아버지 오지 않는 잠 주무시려고 밤새 씨름 하신다. ―《쿨투라》 2021년 6월호 새해 첫날 아버지가 많이 생각난다. 2022. 1. 1.
서천 봉선저수지 봉선저수지는 흥림저수지와 함께 1920년대 중반에 축조된 서천의 대표적 저수지다. 오래된 왕버들과 겨울이면 몰려들어 장관을 이루는 철새들이 볼 만하다. 못 가 본 사이에 삐걱거리던 부잔교를 철거하고 깊은 쪽에 튼튼한 생태교를 설치해놓고 준공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문한 날도 나 외에 방문객이 없어 온갖 새들이 비상과 착수에 열심인 모습을 보며 생태길을 거닐었다. 주차장에서 저수지로 가마우지들의 배설물로 나무들이 하얗게 죽어간다. 새로 만든 생태탐방교 2021. 12. 23.
원시에 마음이 정화되다 조금 특이하다 싶으면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자치단체가 손을 가해 본래의 아름다움을 변형시킨다.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가 식상해 하며 결국 흐지부지 버려진다. 잠시 원시에 취하다. 원형이 파괴되지 않고 잘 보존되기를 빌면서 돌아오다. 2021. 12. 12.
보령해저터널 지난 12월 1일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되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원산도 가는 길이 80km 이상 단축되어 1시간 이상 가까워진 셈이다. 이로써 이 지역민들의 소통이 원활해지고 관광객들의 방문으로 지역 낙후된 농촌지역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간만에 충청 서해안길을 가다. 보령터널에서 남포방조제 보트경기장 통로 방조제 끝 보트경기장에서 바라본 보령 남포방조제. 원산도 초전항에서 바라본 안면원산대교 초전항 앞바다 안면원산대교 원산도에서 보령으로 가는 터널 입구 해저터널 내부 피신시설. 터널최고 깊이가 해저 80m이다. 개통 2일 째. 내부 시설물이나 자동차 등이 발생시키는 유해물질들로 공기가 탁해 숨쉬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초전항의 낚시배 미성호 드뎌 미성2호를 찾았다. 1호는 어디에? 2021. 12. 5.
만경강의 가을 오랜만에 만경강에 가 보았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게 된 고라니가 빤히 쳐다보다 엉금엉금 자리를 옮긴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여긴 내 영역인데 저 인간 왜 빨리 안 사라지지?' 하는 듯 나를 지켜 보고 있다 자귀나무들이 소금기를 견디며 계절을 보낸다 청기와 빛 하늘에 비행기가 실선 하나를 넣고 가는 가을 외딴집/안도현 그해 겨울 나는 외딴집으로 갔다 발목이 푹푹 빠지도록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었다 나는 어두워지기 전에 외딴집에 가서 눈 오는 밤 혼자 창을 발갛게 밝히고 소주나 마실 생각이었다 신발은 질컥거렸고 저녁이 와서 나는 어느 구멍가게에 들렀다 외딴집까지 얼마나 더 걸리겠느냐고 주인에게 물었다 그는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외딴집이 어디 있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2021. 11. 29.
순창 강천사의 가을 군산에서 옛길을 따라 김제로, 정읍군의 태인 산내 쌍치를 거쳐 순창 강천사 가는 길은 참 아기자기해서 좋다. 한 때 경제 발전 단계에서 인구가 증가하고 개발의 변화를 보이다가 인구 감소로 그대로 거의 멈추다시피한 시골의 모습이 이제는 정지된 시간이 되어 지난 날의 그리움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준다. 중간에 칠보나 내장사 백양사 회문산 추월산 장성호 등등을 시간이 허락하는 정도로 고르거나 건너 뛰기도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좀더 여유로운 날은 순창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을 거쳐 광주호 주변 정자 순례도 지인들에게 권장할 만한 여행길이다. 순창 쌍치면에서 강천사쪽으로 넘어 가는 고갯길 밤재에서 바라본 쌍치쪽 풍경 강천사 들머리 작은 소들이 있는 계곡. 소박한 절 강천사 강천사에서 제일 큰 건물 대웅전과 오층석탑.. 2021.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