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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개운하다 나이 듬은 마음보다 몸으로 먼저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이미 승부가 결정나 버린 싸움일망정 버티는 데까지는 버티어 보려고 했다. 한겨울에도 환갑진갑이 지난 분들이 훌러덩 벗고 그짓을 하는 것을 티비를 통해 볼 때마다 나도 여름부터 시작해서 매일 계속한다면 저렇게 할 수 있겠다는 .. 2005. 11. 3.
초생달 초생달 이제 기울어 가득찬 일을 잊었다 소슬한 바람에도 허리굽혀 흐르나니 나 있는 곳이 그대와 멀지 않다 이따금 편지를 잊었어도 중천이 맑다 추신없음. 李外秀 2005. 11. 2.
시월을 보내며 그대 시월의 억새 저리 지쳐갑니다. 늦둥이같은 꽃무릇 몇 송이가 갓길에 처량하던 날 저녁 햇살을 맞은 억새가 백발처럼 빛을 내고 있던 길가의 주막에서 텁텁한 잔에 도토리 묵도 어울리는 못하는 날이었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잠들지 못하는 긴 동면에 빠졌습니다. 그.. 2005. 11. 1.
더욱 더 조그만 사랑의 노래 더욱 더 조그만 사랑의 노래 -황 동규 연못 한 모퉁이 나무에서 막 벗어난 꽃잎 하나 얼마나 빨리 달려가는지 달려가다 달려가다 금시 떨어지는지 꽃잎을 물 위에 놓아주는 이 손 2005. 10. 30.
더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더 조그만 사랑의 노래 -황 동규 아직 멎지 않은 몇 편의 바람 저녁 한 끼에 내리는 젖은 눈, 혹은 채 내리지 않고 공중에서 녹아 한없이 달려오는 물방울, 그대 문득 손을 펼칠 때 한 바람에서 다른 바람으로 끌려가며 그대를 스치는 물방울 2005. 10. 28.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조그만 사랑의 노래 -황 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풀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글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 2005. 10. 27.
삶 / 정호승 삶 /정호승 사람들은 때때로 수평선이 될 때가 있다 사람들은 때때로 수평선 밖으로 뛰어내릴 때가 있다 밤이 지나지 않고 새벽이 올 때 어머니를 땅에 묻고 산을 내려올 때 스스로 사랑이라고 부르던 것들이 모든 증오일 때 사람들은 때때로 수평선 밖으로 뛰어내린다 2005. 10. 24.
그립고 보고픈 사람 / 이정하 "그립고 보고픈 사람" 詩 이정하 아무리 불러도 지겹지 않은 이름. 그대에게 엽서를 쓴다는 것은 내 마음 한쪽을 떼어보낸다는 뜻이다. 그대에게 가 닿을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날마다 나는 내 마음을 보내느라 피 흘린다. 그대 이름만 긁적거리다 더 이상 글을 쓸수 없는 까닭은 이 세상의 어떤 언어로.. 2005. 10. 22.
가난한 사람에게 / 정호승 가난한 사람에게 /정 호 승 내 오늘도 그대를 위해 창밖에 등불 하나 내어 걸었습니다 내 오늘도 그대를 기다리다 못해 마음 하나 창밖에 걸어 두었습니다 밤이 오고 바람이 불고 드디어 눈이 내릴 때까지 내 그대를 기다리다 못해 가난한 마음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눈내린 들길을 홀로 걷다가 문득 별.. 2005. 10. 19.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한 잎의 여자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 2005. 10. 16.
대천 해수욕장의 가을 저녁과 밤 철 지난 대천해수욕장의 널찍한 모래 벌판이 한가롭다. 한 2년 전 작업을 하여 모래벌을 저쪽 끝으로 더욱 길게 넓혀 놓았다. 젊은 연인들의 모습들이 바다와 어울린다. 지는 해를 찍고서 다정히 확인도 해보고.... 쪼그리고 앉아 사진 찍는 모습이 정성스럽다. 저문 바닷가에서 친구와 맥주 한 잔 마시.. 2005. 10. 13.
내 아픈 그대에게 / 이정하 **내 아픈 그대에게 ** / 이정하 알고 있으랴 내 아픈 그대여 이렇듯 비 내리면 내 마음은 어느새 어느 한적한 공원길의 낡은 의자를 닮는다는 것을 뼈마디가 쑤시듯 저린 그리움에 멀리 보이는 불빛조차 저리도 눈물 겨움을 알고 있으랴 내 아픈 그대여 우리들의 슬픔은 이 어둠 속 빗소리에 있지 아니.. 2005. 10. 11.
서해 해지는 모습 * 음악 / 풀빛님의 블로그에서 2005. 10. 9.
약이 없는 병 / 김용택 약이 없는 병 /김용택 그리움이, 사랑이 찬란하다면 나는 지금 그 빛나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아파서 못 견디는 그 병은 약이 없는 병이어서 병중에 제일 몹쓸 병이더이다. 그병으로 내 길에 해가 떴다가 지고 달과 별이 떴다가 지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수없이 돌아 흐르며 내 병은 깊어졌습니다. 아.. 2005. 10. 9.
내 마음의 절반 / 정우경 내 마음의 절반 /정우경 그대의 연극에선 그대가 주인공인데 왜 내 삶의 연극에선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일기장에 노트에 책상 서랍의 한구석에 그보다 더 큰 나의 마음에 여기저기 들어 있는 그대 내 삶의 연극에서도 난 언제나 조연일 수밖에 없어 내 마음의 반을 그대에게 죄다 .. 2005.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