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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가을 / 이이화

by 여름B 2022. 12. 28.

그대 오시려거든 

뜨겁게 구워졌던 태양이

식어가는 가을날

저녁으로 오세요

붉은 단풍보다 깊어진

노을 한 상 차려놓고

커다란 술잔

귀뚜라미 울음소리 가득 채워

버거운 침묵을 지워 보겠소

갈바람에 부풀려진

무수한 이야기가 낙엽처럼

쓰러져 가고

눈물보다 더 쓸쓸한 노래가 흐를 때

그대가 찬 서릿발 같은 발길을 돌려도

나는 실패한 사랑조차 용서할 테요

모든 것을 비워야만 넉넉해지는 

가을날에는

 

 

시하늘2022 겨울

 

 

선암사 들어가는 길 양쪽엔 가로수를 감나무로 심어 놨다.

감나무에 해를 가하지 말라고 경고문이 붙어 있다.

차에서 지나며 보기에는 좋은데 막상 사진을 찍으려고 내려 보니 길바닥이 온통 터진 감으로 범벅이 돼 있다.

선암사에서 만난 팔손이
선암사 조사전 앞 남천
선암사 조사전 앞 동백
예불소리가 들려 가까이 가지 못한 대웅전

 

꽃이 없으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다. 선암매

 

추사 김정희의 글씨. 대흥사 현판과 똑 같다.
승선교 옆 바위에 세겨진낙서들. 이건 낙서가 아닌 불사 기념 문구같다.
이건 화암사에 있는 김정희의 글씨. 대흥사의 필체와 확연히 다르다.
구부러진 길이 아름답다. 선암사 가는 길
국보로 지정된 승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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