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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기

겨울 접기

by 여름B 2022. 2. 25.

너에 대한 내 마음을 접겠어

휴가에 특별이라는 말이 붙었는데도 기쁘지 않은 날이었다

함박눈이 그녀의 어깨를 잠깐 차가워 보이게 했을 뿐

내 이마를 시원하게 해 주었다

군화 코끝에 눈물이 맺혔다 흘렀다

 

그때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때로는 할 말도 접어 둘 일이다

 

접는다는 것이 우산을 접듯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종이학을 접듯이 꼭꼭 힘주어서 저 깊은 속에 간직할 일이다

 

이제 겨울이 다 지난 것 같아

어제 아내가 겨울옷 몇 개를 접으며 말했다

아직 늦추위가 있잖아

내가 끝내 접지 못하고 말을 해 버렸다

아내는 두말없이 내 말도 접어 옷장에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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